활동가가 알아야 하는 제로웨이스트의 함정 -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5년차 제로웨이스터, 비건지향자가 전하는 제로웨이스트 운동의 방향성! 홍수열 쓰레기박사의 <지금 우리 곁의 쓰레기>를 보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이 책은 쓰레기어택 관련 이슈의 흐름을 살펴보기 좋은 책이며, 제로웨이스트라 일컫어지는 문화가 위장환경주의(그린워싱)가 아닐지 현 상황을 재고하게 합니다.
<aside> 📌 지금 우리 곁의 쓰레기: 제로 웨이스트로 가는 자원순환 시스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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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바야흐로 쓰레기 세상이다. 우리가 마음껏 취하고 버린 결과, 천연자원은 고갈되고 쓰레기가 폭증하며 생태계는 파괴되었다. 소비를 해야 경제가 성장하고 잘살 수 있다는 성장주의가 가져온 현실이다.
인간의 모든 활동은 전 지구적으로 연결돼 있다. ‘나’의 소비가 지구 건너편 아프리카의 자원 채굴로 인한 고릴라 서식지 파괴와 연결되고, 서해 바다에 투기된 쓰레기는 태평양 어딘가에 미세 플라스틱으로 떠다니고 있으며, 쓰레기를 태울 때 나오는 독성 물질 다이옥신은 수백 년간 세상을 떠돈다. 위기는 성큼 다가와 있고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우리는 불안에 떨고 있다.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뭘 해야 할까?
저자는 이 시대 환경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로 ‘순환경제’를 통해 자원을 순환시키는 방법을 설명한다. 그 안에서 소비문화를 부추기는 시스템이 어떻게 구축되어 왔는지, 쓰레기 문제를 체계적으로 풀어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aside> 📌 <지금 우리 곁의 쓰레기>를 읽고, 제로웨이스트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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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환경기초시설을 취재할 기회가 있었다. 환경기초시설은 쓰레기 매립장, 소각장, 하수도 처리 시설 등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시설을 말한다. 가정에서 버리는 생활폐기물은 쓰레기 매립지로 향한다. 전세계적으로 직매립은 금지되는 추세이다. 수도권은 2026년, 비수도권은 2030년 직매립이 금지된다. 직매립을 금지하는 이유는 소각 후 매립이 쓰레기 매립지의 포화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소각장이 지역별로 관리 되면서 쓰레기 배출자 책임으로 환경 의식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환경기초시설로 흘러 들어가는 나의 대안 실천들. 오염과 무해가 섞이면서 제로웨이스트 운동을 재고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8년 쓰레기 대란이 있고, 쓰레기 문제가 대두되면서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활발해졌다. 제로웨이스트는 쓰레기를 최소화하여 배출하지 않음을 뜻한다. 지역 곳곳에 생겨난 제로웨이스트 가게는 플라스틱을 대신한 여러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담론은 의구심에서 발전하고 보편화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것 같다. 제로웨이스트 일상 용어가 되었을 때 이것이 대안일까 의구심이 생겼다.
‘플라스틱의 대체재는 있는 것일까?’, ‘제로웨이스트 상품 소비로 충분한 것일까?’라는 질문은 나의 실천이 의미가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게 했다.
환경기초시설을 탐방하고 공부하면서 제로웨이스트로 소비하는 일이 나 혼자서는 소용이 없다는 허무함이 있었다. 성분 좋은 샴푸바는 몸에 좋고 환경에 좋다. 그런데 하수도 처리시설은 웬만한 오염물질을 정화한다. 환경에 이롭다고 하기에는 너무 작은 실천이다. 관계자 말에는 불법 폐수 처리가 더 힘든 문제다. 하수도 정화에 중요한 일은 불법 폐수를 감시하는 일과 미세플라스틱 필터를 개발하는 일일 수 있다.
제로웨이스트 물품도 어차피 소각되고 매립되는 ‘쓰레기’이다. 쓰레기의 경로를 따라 이를 친환경적으로 바꿔야 했다. 친환경 제품의 운운이 아니라 근본적인 해결책이 의논되어야 했다.
또 답답한 광경은 친환경 소재라는 마케팅이다. 어떤 소재든 그것이 원자원으로 되돌아갈 수 없다. 그럼에 업사이클링 제품은 반쪽짜리 대안이다. 오히려 재활용이 되지 않는 자원이 된다. 예로 들어 타이벡은 친환경 신소재인데 재활용이 잘 되는 재질일 뿐이고, 재활용이 된다고는 할 수 없다. 이를 재활용하는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친환경 제품은 소비자의 위안이자 기업의 마케팅이 될 뿐 친환경적이지 않다. 환경을 생각하려면 재활용 처리 과정에 대한 이해와 그에 맞는 재질 변경을 요구하는 일이 필요하다.